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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임 주한 美대사, 한·미 동맹 강화의 가교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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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임 주한 미국 대사에 한국계 여성 정치인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 전 연방 하원 의원을 지명했다. 스틸 지명자가 상원 인사청문회 인준을 거쳐 정식 임명되면 지난해 1월 전임 대사 이임 후 공석이던 주한 미국 대사관의 최고위급 외교 채널이 복원된다. 스틸 지명자는 부임 시 양국의 고위급 외교를 정상궤도에 올려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가교가 되기를 바란다.

20세이던 1975년 도미(渡美)한 스틸 지명자는 성 김 전 대사(현 현대자동차 사장)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대사가 된다. 그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 후 한국계 발언력을 높이기 위한 주류 사회 진입 필요성을 절감해 정계에 입문했다고 한다. 한국계 첫 여성 연방 하원 의원(2선)으로서 한국어, 일본어에 능통한 지한파이자 남편도 공화당 유력자다. 트럼프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을 정도로 행정부와 공화당 내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하다니 기대가 크다. 성 김 대사가 그랬던 것처럼 미국 대사직을 수행하면서도 복잡한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는 신중한 자세로 한·미 우호 관계를 도약시켜야 한다.

현재 한·미가 직면한 동아시아 정세는 엄혹하다. 중국의 대두,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강화,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 등 한반도 주변 상황은 무엇하나 녹록한 문제가 없다. 한·미 간에도 미국발(發) 관세 전쟁, 주한미군 문제 등 ‘동맹의 현대화’, 대미 투자, 핵잠수함 건조, 우라늄 농축·재처리, 한국 기업인의 편익 증진을 위한 비자 제도 등 현안이 산적하다. 중동 전쟁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정부의 신뢰 강화도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스틸 지명자는 미국의 국익을 우선해야 할 입장이지만, 한·미 관계 개선이 동맹 전체의 이익이라는 점을 생각해 대사직을 수행하기 기대한다.

스틸 지명자는 부모가 6·25전쟁 당시 월남한 실향민이라는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북·대중 강경파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하원 의원 선거 직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틸 지명자에게 “가족과 함께 공산주의에서 탈출한 미국 우선주의 애국자”라고 밝힐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희망하고 있으나, 그와는 별개로 대북 유화 노선을 추구하는 이재명정부와의 마찰 우려 지점이다. 스틸 지명자가 자신의 신념을 조용히 지키면서도 한반도 평화공존이 미국의 장기적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관점을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