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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검은 월요일’… 韓, AI 업무 활용 동아시아 1위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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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 지명에 국내외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새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5000선 아래로 떨어지며 시가총액 227조원이 줄었고, 전 세계 금·은 시장에서는 7767조원이 증발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매에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20원 넘게 급등했다.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인공지능(AI)을 업무에 활용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통한 자동화보다는 인간의 판단을 보완하는 ‘증강’에 초점을 둔 형태로 활용이 증가했는데, AI가 인간의 협업도구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 및 코스닥,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로 거래를 마감했다.연합뉴스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 및 코스닥,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로 거래를 마감했다.연합뉴스

◆美증시 약세에 금·은 ‘쇼크’…코스피 하루 227조 증발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전장 대비 101.74포인트(1.95%) 내린 5122.62로 출발해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장 초반 5196.71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하락폭을 키우며 장중 4933.58까지 밀렸다. 낮 12시31분엔 지수가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에 매도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해 11월5일 이후 석달 만이다. 코스닥 지수도 51.80포인트(4.44%) 내린 1098.3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무려 4조7000억원어치의 매도 폭탄을 던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액은 각각 2조5168억원, 2조2126억원을 나타냈다. 개인이 홀로 4조587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 급락에 전체 시총은 4091조1117억원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4318조6471억원) 대비 약 227조원이 줄었다.

 

종목별로는 지수를 이끌어 왔던 반도체 업종의 조정이 컸다. 삼성전자가 6.29% 하락한 15만4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8.69%나 빠지며 83만원이 됐다. 그외 현대차(-4.40%), LG에너지솔루션(-4.52%), 삼성바이오로직스(-1.95%), SK스퀘어(-11.40%),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9%) 등 시총 상위종목들이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증시의 급락은 ‘워시 쇼크’가 불러온 불확실성의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되면서 시장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워시 지명자의 과거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이력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후퇴와 유동성 위축이 우려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인 만큼 오히려 완화적 스탠스를 취할 수 있다는 ‘비둘기파적 기대’도 공존하기 때문이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EPA연합뉴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EPA연합뉴스

이처럼 차기 연준의 정책 경로를 둘러싼 해석이 충돌하며 불확실성이 증폭되자 과열 양상을 보이던 자산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됐다. 특히 은과 금 가격의 급락이 레버리지 투자의 담보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고, 증거금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강제 청산 물량이 주식 시장으로 쏟아지며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39.50)보다 24.8원 오른 1464.3원(오후 3시30분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은 가격이 이틀 연속 폭락하면서 국내 시장도 일제히 주저앉았다. 이날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종가는 가격제한폭인 10%(2만5300원)까지 급락해 하한가(22만7700원)를 기록했다. 미국 코멕스(COMEX)의 은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인 ‘코덱스(KODEX) 은선물’도 전장보다 30% 폭락하며 하한가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30일 하루 폭락으로 국제 금·은 시장에서 증발한 시총만 약 5조3600억달러(776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이날 폭락이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의 문제보다는 그간 누적된 피로감에 대외 악재가 겹치며 발생한 ‘수급 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한 달간 코스피가 24% 넘게 오르며 쌓인 피로감이 악재를 만나 과도한 투매로 번졌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지수 상승 속도에 부담이 있는 구간이라 숨고르기성 조정 가능성은 열어두는 게 맞지만, 하루에 4~5%씩 빠지는 것은 과도한 감이 있다”며 “국내 강세장의 동력인 이익 모멘텀과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이라는 재료는 변하지 않은 만큼 지수가 5% 가까이 빠지는 시점에서 패닉셀링에 동참하는 전략은 실익이 크지 않다”고 짚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하락장을 차익실현 욕구와 원자재발 악재의 결합으로 풀이했다. 이 연구원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의 차기 의장 지명이 시장에 차익실현의 명분을 줬고, 은 등 원자재 가격 급락이 변동성을 키웠다”면서도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9.4배 수준에 불과해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폭락장 속에서도 대신증권은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5300에서 5800으로 상향 조정하며 펀더멘털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근거다.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의 변동성을 2월 중 나타나는 일시적인 매물 소화 과정으로 진단하며 “3차 상법 개정안 등 정책 모멘텀이 더해질 경우 3월부터는 다시 상승 추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업무 활용 비중, 한국인이 동아시아 1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주요국의 AI 사용 실태와 한국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AI 사용 비중은 3.06%로, 동아시아 주요 4개국(한국·일본·대만·싱가포르)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일본이 3.12%로 가장 높았으며, 대만(0.77%)과 싱가포르(0.51%)는 1%를 밑돌았다. 

 

AI를 업무에 사용하는 비중은 한국이 51.1%로 가장 높았다. 일본(44.6%)과 대만(45.8%), 싱가포르(40.8%)는 40%대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한국에서) 기업 단위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AI에 작업을 완전히 맡기는 자동화(38.8%)보다 인간의 판단을 보완하는 증강(61.2%) 방식에 더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국의 업무 자동화 비율은 지난해 8월 44.5%에서 같은 해 11월 38.8%로 하락한 반면, 증강 비율은 55.5%에서 61.2%로 상승했다. 이는 AI 도입 이후 상당부분 자동화가 이뤄진 상태에서 AI의 역할이 ‘대신 시키는 용도’에서 ‘함께 일하는 용도’로 빠르게 전환했기 때문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우리나라에서 AI를 주로 활용하는 분야는 ‘소프트웨어 오류 수정 및 성능 개선’이었다. 이어 ‘창작물 개발’, ‘고객 요구 맞춤 프로그램 작성·수정’, ‘학생 과외학습 지원’, ‘드라마·코미디 등 공연 대본 작성’ 등이 뒤를 이었다. 이를 직군별로 보면 컴퓨터·수리직이 25.6%로 가장 높았고, 예술·디자인·미디어직(14.9%), 교육·도서관직(13.4%)이 뒤를 이었다. 의료 전문직의 AI 활용 비중은 0.7%에 그쳤다.

 

AI에게 업무를 맡기는 정도인 업무위임도는 한국이 평균 3.29점으로 글로벌 평균(3.38점)보다 낮았고, 동아시아 4개국 중에서도 4위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한국이 특정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AI를 대부분 참고용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AI를 통해 노동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작업 성공률 등의 제약을 고려하면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의 사용환경이 지속될 경우 미국에서는 향후 10년간 노동생산성이 약 1.0∼1.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AI 작업 성공률을 반영하면 약 1.0∼1.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AI를 통한 경제적 효과를 높이고 부정적 영향을 줄이려면 인적자본의 투자와 기업 지원, 제도적 기반 구축 등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AI 활용도는 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다양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보고서는 “한국에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AI 도입 속도의 차이가 생산성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