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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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나도 1000원’… 학생 끼니 챙겼던 인심

입력 : 2025-12-15 06:00:00
수정 : 2025-12-15 13: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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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철버거’ 창업 이영철씨 별세
손수레서 시작 ‘고려대 명물’로
고대측 ‘이영철 장학금’ 조성 추모

무일푼으로 시작해 1000원짜리 ‘영철버거’를 고려대 명물로 일궈낸 이영철씨가 암 투병 생활을 이어오던 중 13일 별세했다. 향년 58세. 고인은 2000년 무렵 신용불량자라는 딱지를 안고 수중에 단돈 2만2000원만 남은 절박한 상황에서 고려대 앞 손수레에서 1000원짜리 버거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14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위치한 ‘고려대 명물’ 영철버거 앞에 전날 별세한 대표 이영철씨를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 있다. 뉴스1

양배추와 청양고추 가격이 치솟아 버거 하나를 팔면 200원 적자가 났을 때도 ‘1000원’의 약속을 지켰다. 2004년부터는 학생들에게 보답하고자 고려대에 매년 2000만원을 기부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영철 장학금’을 지급했다. 정기 고연전(연고전) 때마다 영철버거 수천개를 무료로 제공했다. 2015년 영철버거가 경영난으로 폐업했을 땐, 고대생 총 2579명이 6800여만원을 모금해 재개업을 돕기도 했다. 고려대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이영철 장학금’을 조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