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NBA)의 아이콘이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에이스인 스테픈 커리는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휴스턴 로키츠와의 2024∼2025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차전에서 39분을 뛰면서도 17점 3어시스트 4턴오버에 그쳤다. 에이스가 이렇게 부진했음에도 골든스테이트가 4차전을 109-106으로 이긴 것은 지미 버틀러가 클러치 상황을 지배하면서 27점 6어시스트로 맹활약해주고, 브랜딘 포지엠스키가 3점슛 6개 포함 26점 5어시스트로 커리의 공백을 메워줬기 때문이다. 커리는 사실상 승리에 ‘무임승차’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틀 후 1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 이날도 커리는 1쿼터에 무득점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일찌감치 패배가 결정되는 바람에 커리는 3쿼터 중반부터 벤치로 쫓겨나야 했다. 커리는 이날 단 23분을 뛰며 13점 7어시스트로 2경기 연속 부진했다. 이제는 더 이상 골든스테이트의 1옵션 에이스 역할을 해낼 수 없는 지경에 물린 셈이다.



커리가 부진해도 이겼던 이틀 전과는 달리 이날은 버틀러도 동반 부진했다. 끈끈한 휴스턴의 수비 앞에 커리뿐만 아니라 버틀러도 1쿼터 무득점에 그치는 등 8득점에 그쳤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커리와 버틀러가 1쿼터에 무득점에 그치면서 1쿼터를 24-40으로 크게 뒤졌고, 사실상 1쿼터에 패배가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반면 엘리미네이션 게임에 몰렸던 휴스턴은 1쿼터부터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상대 공격을 잘 막아냄과 동시에 공격도 잘 풀렸다. 프레드 밴블릿이 3점슛 4개 포함 26점을 올렸고, 운동 능력 하나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아멘 탐슨도 25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여기에 스틸을 무려 5개나 뺏어내며 골든스테이트 공격수들을 꽁꽁 묶었다. 1쿼터에만 탐슨이 커리의 공을 두 번이나 뺏어낸 장면은 커리가 이제는 더 이상 안정적인 볼 핸들링이 쉽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악동’ 딜런 브룩스도 24점을 올렸다. 지난 4차전에서 31득점 10리바운드로 맹활약하고도 팀 패배를 막지 못했던 튀르키예 빅맨 알페렌 센군은 이날 득점은 15점으로 4차전에 비해 반토막 났지만, 9리바운드에 9어시스트, 2스틸 2블록슛으로 다재다능함을 뽐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여기에 4차전 패배의 원흉이었던 제일런 그린도 11점 8리바운드로 부활의 기미를 보인 게 휴스턴에겐 반가운 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