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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탄핵 강행에 최상목 부총리 즉각 사의

기사입력 2025-05-02 06:00:00
기사수정 2025-05-02 08: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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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주도로 한밤 기습상정·강행
한덕수, 사표 수리로 본회의 표결 중지
심우정 檢 총장 탄핵안도 법사위 회부
이주호 부총리에게 권한대행 승계

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강행처리하려 하자 최 부총리가 1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는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이뤄진 결정으로,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은 최 부총리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무시하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지연한 점 등을 이유로 탄핵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 부총리가 탄핵안 상정 직전에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탄핵 절차는 중단되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표결 전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10시 28분 사의를 표명했고 자정까지 권한대행 신분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이를 곧바로 수리했다. 최 부총리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되어 사퇴하게 된 점을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국무총리의 사의로 2일 오전 0시 두 번째 국가 최고 의사결정직을 맡을 것으로 예정되기 직전에 벌어진 일이다. 행정부의 1인자와 경제정책 결정권 1인자 모두가 자리를 비웠다. 국정운영이 사실상 마비되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업무는 승계순위 3위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맡게 됐다.

 

이날 최 부총리 탄핵 강행 시도는 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앞서 민주당은 최 부총리가 12·3 비상계엄 공범 의혹,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미임명, 상설특검 후보자 미추천 등을 이유로 탄핵을 추진해왔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3월 21일 최 부총리 탄핵안을 발의해 지난달 2일 본회의에 보고됐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도중 최 부총리의 사의가 수리됨에 따른 표결 불성립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날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재판에 대해 유죄취지로 파기환송을 한 이후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의 본회의 의결을 추진했다.

민주당 주도로 법사위에 회부되어 있던 최 부총리 탄핵안이 통과됐고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직후에 탄핵안을 상정했다. 민주당의 강행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안 상정을 시도한 우원식 국회의장의 사퇴를 주장하면서 거세게 항의했다.

민주당은 이날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안도 발의해 법사위 조사에 회부했다. 심 총장이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의혹이 있고 법원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기, 윤 전 대통령의 위법 석방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취지다.


이지안·김현우 기자